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지난 15일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방문을 받고 백신 문제를 포함,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4시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대집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현재 3차 대유행 중인데, 겨울철이 오면 환자가 급증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일인데도 정부는 허둥거렸다”며 “병상이 부족해서 입원을 기다리다가 환자가 사망하고 감염이 되면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해서, 한 병원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고 지적하며 방역당국의 대처를 비판했다.

이어 백신 문제와 관련해선 “새로 개발된 백신인 데다가 짧은 시간 내에 상용화됐기 때문에,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면역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며 “백신 부작용 같은 예기치 못한 결과에 대해 높은 수준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백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며  “아직 우려가 있는 백신을 단기간에 전 국민에게 접종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부작용 발생 시 정부가 충분히 유연하고 포괄적으로 보상함으로써 의료진과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이러한 의료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15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15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지난해)12월부터 전 세계 국가가 백신을 확보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실질적으로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접종시킬지 정확한 설명이 없다”고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했다.

이어 “의료계의 전문적 조언을 참고하는 것이 현명하다. 앞으로도 의사협회가 보다 강력한 목소리로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의사들이 봉사했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 대처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가급적 협회와 잘 협조해서, 어떤 정책이 의료에 있어 중요한지 깊이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두발언에 이어 의협 측 집행부에서 현 코로나 상황을 분석해 국민의힘 측에 전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월부터 한 달 반여 간 3차 대유행 상황이 심각해, 확진자는 총 7만1000명 중 3만7000명(52%)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1217명 중 691명이 발생해 56.7%에 달했다”며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할 상황은 아니고, 4차 5차 대유행의 위험을 준비해야 하며, 종식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신속하게 대규모로 진행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몇 명을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접종하고, 이를 위한 거버넌스 관리는 누가할 것인지 구체화돼 있지 않다”며 “소통이 원활한 투명한 행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홍준 공중보건의료지원단장(의협 부회장)은 “백신 접종을 안전하게 부작용 없이 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프로토콜을 준용해야 하며 실제 백신 접종을 해야 할 의사들과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청취해서 진행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은 건보재정이 아닌 국고에서 확보해주길 정치권에 요청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대하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백신 접종 관련해 의료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민관 협의로 충분하게 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국민의 불안과 혼란이 커졌는데, 백신을 언제 어떻게 공급할지 정부가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료계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의사협회와 국민의힘이 지난 15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와 국민의힘이 지난 15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끝으로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갖고 방역대책을 세운 게 아닌 것 같다”며 “의협이 강력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어 설명해주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의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는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성일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송언석 비서실장, 김예령 대변인이 참여했고,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최대집 회장, 박홍준 부회장, 방상혁 상근부회장, 김대하 대변인,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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